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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한탄으로 자기 반성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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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느린 한탄으로 자기반성을 하다.

 

 

 

 

주식, 그 미묘한 삶의 한 방편이여!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주식 시장에 몸과 마음을 담그면서 많은 유명인사를 알게 되었다. 비대면이다. 대중 속의 미물 한 사람인 나와 전문 경제인 사이이다. 경제 쪽 영웅들이다. 얼싸 덜싸 들어온 길이었기에 무작정 유명하다는 유튜브 주소를 찾아들어 강의를 듣고 얼굴을 익혔다. 어떤 이는 거의 매일 보기도 했다. 내 생활 방식대로 그들 능력과 입장을 입력시키면서 그들을 알아갔다. 글이나 말을 통한 소통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참 어렵다. 

 

 

소통의 방법에는 글을 통한 언어적 요소와 말을 통한 비언어적 요소가 있다. 되도록 세상 속으로 나가지 않은 가운데 생을 지탱하는 나는 이를 아우르는 가운데 사람을 판단한다. 언어적 요소란 기호화된 상징을 사용하는 인위적인 상징체계를 말한다. 글로 자기 의견을 표현할 때의 방법인 문자 등을 뜻한다. 말로 소통할 때는 언어적 요소에 비언어적 요소도 포함된다. 말하는 이, 듣는 이, 시간과 장소, 말을 하는 목적 등은 물론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한 몸짓, 표정, 현장의 분위기, 강세, 억양, 말하려는 때와 장소에 맞춰 알맞게 코디했다고 여겨지는 의상 등까지 포함한다. 

 

 

내가 경제전문가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말'이다. 비대면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상대를 판단하고 정의했다. '저 이는 진심이야. 저 말투 속에 담긴 진솔함을 봐. 얼마나 속 깊은 말인가.', '저 사람은 눈빛이 순수하지 못해. 진정 정의롭기보다는 자기만 살아내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자기 것은 숨겨두고 변방의 것만 답이라고 말하는 거야', '이 사람은 이미 눈빛에 겁을 집어먹고 있어, 정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수렴을 저의로 내놓은 의견이다.', '아, 어제 그 방송의 그이는 말의 억양이나 강약을 구슬리는 힘으로 봐서 지칠 정도로 공부를 한 것이다. 우리 가련한 주린이를 위해 탐구에 탐구를 거듭한 것이 분명해.'

 

 

나, 살 만큼 살아냈다. 동안 익혀온 사람 판단하는 방법의 수준이 얼마나 뛰어나겠는가. 능히 배우고 쌓아온 경험과 학습을 대입시켜 열심히 지켜보고 구분하여 가려냈다. 자신도 있었다. 그중 몇 사람을 확실히 경제전문가라 칭하여 지속적인 강의 듣기를 시행하자고 다짐했다. 열심히 공부하자고 두 손 꼭 쥐었다. 나도 저분들에게 진지하게 배워 진정한 부자가 되어보자. 궁핍의 현장을 미련 없이 탈출할 수 있는 파이어. 진정한 경제 자립 종족이 되자.  

 

 

어중간했겠지. 내 다짐이 경망스러웠겠지. 내 공부의 힘이 빈약했으니까. 늘 그들이 다짐을 받아 갔던 바를 내가 충족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았으니까.

'오늘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은 순전히 말하는 자의 의견일 따름입니다. 따라 하지 마십시오. 따라 하더라도 당신이 택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거의 모든 경제 전문가들이 들이밀고 시작하는 이 무서운(?) 문장에도 불구하고 내가 듣기로 작정한 이의 강의들은 열심히 들었다.

 

 

그들이 내놓은 내용을 비언어적 요소로 가리고 분별하여 제대로 받아들이자고 다짐했다. 다짐도 마땅한 사용처가 있나 보더라. 3년여 열심히 선별한다고 했지만 결국 그것이 그것이라는 생각에 그만 주저앉게 되더라. 대체 답이라는 것이 없더라. 누구 하나 날 잡아 잡숴도 좋으니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 하지 않더라. 특히 올해 들어 99.9 % 의 인사들이 말하는 주식 방향은 '우우 우우 몰려가더니', 또 '우우 우우 몰려내려 오더라.' 사돈네 팔촌 방앗간에서 들어온 소식에 따라 우왕좌왕하더라. 대강 물리고 물어오더니 다시 물리는 방식이더라. 저 동네 삼식이 말을 들으니 이러하고 이 동네 사식이 말을 들으니 저러하다는 식이더라. 뚜렷한 방향을 꿋꿋하게 주장하는 이가 없더라. 그들은 늘 '나는 이러했습니다'가 아닌 '나는 이러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를 말하더라. 

 

 

미궁이었다. 한 마디로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진심을 알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을 대세의 흐름을 맞추는 것이 근본일 텐데. 속된 말로 이놈의 주식이, 나아가 이놈의 세계 경제가, 한 발 더 내디뎌 이놈의 세계 정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그 누구도 모른다는 점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

 

 

 

주주가치이니, 기업 개선이니, 파생상품이며 지수를 말하는 전문가들은 'pbr' 어쩌고저쩌고 두리뭉실하더니 점차 말끝을 흐리고 말더라. 0.8에서 0.9가 어쩌고저쩌고 약세장 비관론과 닷컴 버블의 혹독한 경기 침체며  벨류에이션 트레이딩 등을 내놓더니 그만 조용해지고 말더라. 그래, 이제 어떡하란 말이야. 아무리 다음 답을 기대했지만 음흉한 세상만 남기고 숨고 말더라. 

 

 

한데 요즈음 다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 강의에서 비언어적 요소 쪽에서 가장 출중하다 싶어 믿을만한 사람으로 분류했던 이의 강의 듣게 되었다. 그는 요 며칠 반짝 탄 상승세에 힘입었는지 강력한 주식의 힘을 강의하였다. '배고픈 주린이여, 걱정을 마시라. 절대로 이대로 쓰러지지 않는다. 받쳐주는 힘이 저기 어딘가에 있으니 나를 따르라'라고 했던 이였다. 어느 날 사라지더니 오늘 다시 얼굴을 내밀었더라. 우스꽝스러웠다고 말하면 내 얼굴에 침 뱉기이겠지. 

 

 

어떤 이는 주린이를 향한 진심 어린 어투로 나를 이끌었고 어떤 이는 습관화된 말의 톤과 목소리의 크기, 시선 등이 묘하게 나의 거부반응을 낳게 하기도 했다. 그들의 진심을 어찌 알았겠는가. 어느 인물이 주린이 들에 게 하는 하소연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주린이 나의 불찰이더라.

 

 

네 인생 네가 사는 것이야. 강력하게 심어준 그의 인생 메시지가 새삼 감동했다. 그에게는 말할 거리가 있었다. 며칠 상승세를 탄 미국과 우리의 주식 시장 상승세와 함께 자기주장을 내세울 체면치레가 생긴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갖고 노는, 금융 투자에 관한 세금 어쩌고 저쩌고를 평하였다. 나는 근본적으로 강약을 판단할 힘이 미약하다. 그리하여 애널이라는 사람들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그래,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더라. 

 

 

북아일랜드인 젊은 친구에게 매운 갈비탕을 대접했다. 무미건조한 오늘을 화끈하게 달래주리라 여겼다. 그녀는 'wonderfui'과 'dilicious'를 외쳤다.

 

 

외식을 마치고 돌아선 퇴근길에는 오랜만에 '유 퀴즈 온 더 블록' 유튜브판을 봤다. 초중고 시절 꼴찌였는데 스탠퍼드대의 학장이라는 분이 나온 판이다. 그가 말한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너만의 유니크한 무엇인가가 있다. 찾으라. 그것을 찾으면 된다. 분명 찾을 수 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다 된다.'

 

 

지난주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 84를 보고 또 깜짝 놀랐다. 영국 써치 갤러리에 선 기안 84에게 반하였다. 그는 단지 운 만으로 자기 생을 전환한 사람이 아니더라. 확실히 무엇인가를 갖고 있더라. 그 무엇이 용기이더라. 지난주 금요일 방송에서 기안 84가 지닌 매력을 정확히 인지했다. 노력, 자기 눈으로 세상을 살기(남의 눈에 무신경하기), 그리고 용기. 그는 3박자를 고루 갖췄더라. 부러웠다. 자, 지금부터 나도 무한 노력에 돌입하자. 다짐은 했다. 다짐을 하자. 

 

 

올해 들어 이래 저래 먹는 힘만 늘어 뱃속에는 단단한 지방만 쌓여간다. 뱃살 빼기 작전에 돌입해야 할 지경에 와 있는가. 나이 들어 뱃살이라도 있어야 '체면 불고하고'의 체면치레가 가능하다는데 나는 왜 이리도 예민한가. 아직 젊은 것인가? 푹 쉬고 싶은 금요일이기에 주절주절 주저리를 풀어봤다. 주말, 모두 잘 살기를! 넉넉하게 마음 따뜻한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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