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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화분에 물을 주면서 들은 강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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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분에 물을 주면서 들은 강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몇 줄씩 기록해본다.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이 짐이 되면 안 되는데.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드디어 십여 일 만에 또 그날이 왔다. 모든 화분에 물을 주는 날, 일요일. 어제오늘부터 장마라지만 최근 들어 자주 내린 비로 예전 같으면 일 주일과 이 주일로 나뉘는 화분에 물 주기가 이번에는 겨울 리듬, 즉 건조기의 화분에 물 주기의 운율로 진행되고 있다. 평소 많은 물이 필요한 식물을 지난해 같으면 일주일에 한 번인데 지금

십 여일에 한 번이 되었다. 즉 다량의 물을 소화하는 식물은 한 주를 지낸 후 다음 주 수요일에 물을 한 번 주고 적은 물을 요구하는 식물은 물이 많이 먹고 싶어 하는 식물들을 포함하여 모두 3주에 한 번 물 주기를 하고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3주에 한 번 물을 주기. 집안에서 키우고 있는 모든 화분에 물을 주는 날.

 

 

나의 베란다 정원의 꽃, 오늘.

 

아마 8시 30분쯤 일어났을 것이다. 새벽 다섯 시 삼십 분쯤 어서 일어나야지 했다가 오늘이 일요일임을 확인한 순간 느낀 뽀땃함은 잠결인지 꿈결인지 모르는 가운데 여섯 시 기상 알람을 껐고 8시가 다 되도록 2시간 삼십 분여를 잘 잤다. 일어나면서부터 바로 챙긴 것이 유튜브 강의이다. 이어폰을 꽂고 채널을 고정하고 1.5 배속으로 강의 속도를 조정한 후 허리에 '토황토'에서 나오는 어느 상품에 딸려온 벨트 비슷한 것을 찬다. 배 부분에 토황토를 넣는 부분에 휴대폰을 넣는다. 강의가 먼저 시작되고 나의 틀림없는 루틴인 화분에 물 주기가 시작된다. 

 

8시 30분 즈음 시작된 화분에 물 주기는 정오가 조금 넘어 끝났다. 내 베란다 정원에는 백 여 종의 화초들이 자라고 있다. 대단한 것 없이 그저 생명을 부지하는 정도의 화초들. 그들에게 양분을 섭취하게 하면서 내가 들은 강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멕시코 시티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1. 멕시코의 경제 역사

   - 우리보다 먼저 IMF를 겪었다. 우리는 2, 3년 만에 끝났지만 멕시코의 IMF는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 국가 정책으로 정신 차리게 하려고 노렸던 금융기관을 향한 공격은 결국 기업들의 주식을 엄청나게 지니고 있던 곳이 금융기관이어서 일반 기업들이 아주 많이 국유화가 되고 말았다. 경제를 말아먹게 된 한 원인이었다.

   - 이에 깨닫고 미국, 캐나다와 어우러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가입하였다. 현재 백방으로 경제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문제는 마약이다. 이 내용을 다음 시간에 강의하기로 하고  끝.

   * 멕시코도 참 안타까운 나라다. 한때 아즈텍 문명 등 휘황한 제국을 안고 있었던 땅. 결국은 힘 있는 자들의 무식하고 탐욕스러운 경제 정책으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해 왔다. 그들의 북쪽 땅을 미국에 빼앗긴 상황을 보면 참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물론 그런 지경에 빠질 것을 종용했다고 과언이 아닌 저 경제대국 미국의 응큼스러움은 현 지상 최고의 비도덕적인 행위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가져옴

 

2. 박찬욱 감독과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초대석을 연출한 일당백 시청.

    비엣 타인 응우옌의 소설 '동조자'를 박찬욱 감독이 HBO에서 드라마로 만든다는. 벌써 기대된다. 

    '혁명은 훌륭한 일이지만 혁명가들은 믿을 바가 못 된다."

나의 지론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진정 훌륭한 혁명가를 본 적이 있는가. 우리 역사는 더하다. 우리나라의 현실에 꼭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위인'이라고 칭송받는 인간들의 뒷구멍을 보면 언행일치로 산 사람들을 찾기란 참 어렵다. 박찬욱 감독의 꼰꼰하면서도 상대에게 줘야 할 정 주기를 주저하지 않는 감독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겸손함도 대단했다. 원작 소설가는 참 잘 생겼다. 깔끔하다. 네 살에 시작되었다는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미국에서의 삶이 소설에 잘 나타났을 듯싶다. 

   그래, 사람은 그렇더라. 꼭 마지막에 무의식적인 사람이 되더라. 힘을 기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겸손과 우정과 사심 없는 세상에의 관심은 어쩌자고 힘을 얻는 순간 사라져 버릴까.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정프로의 태도, 깜찍 발랄하게 기쁨을 토로하는 성우 이지선, 수준 높은 해설로 할 일 다 하신 작가님이 참 고마웠다. 어서 책을 먼저 잘 읽어야겠다. 영화는 HBO에서 만든 관계로 쉽게 영화를 먼저 보기는 어렵겠다.

   매번 책이 어렵다는 성우 이지선과 진행자 정영진 님의 물음에 대해 박찬욱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 참 재미있었다. 정영진 님의 고집은 꼿꼿한데 감독님은 처음 부분 두 장 정도를 한두 번 읽으면 전체 스토리를 꿰뚫을 수 있다. 사실, 작가가 말한 문장들을 되짚어보면 작가가 왜 이 글을 썼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나? 나는 꽤 독해력이 출중해서 오늘 작가님이, 감독님이 하신 몇 문장만으로도 이해가 가능했다.(이런, 건방진~) 박찬욱 감독님과 작가님이 동시에 권해주신 책 '그들이 지닌 것들'도 어서 읽을 것이다. 영화 '지목의 묵시록(아포칼립스 나우)'도 다시 한번 볼 일이다. 그리하여 정영진 님이 물으신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형 그리고 그 후를 열심히 탐색해 볼 작정이다.

 

위대한 고무 - 픽사베이에서 가져옴

 

3. <산업의 역사는 고무, 고무, 그리고 고무였다.> 삼 프로 TV 자회사인 '언더스탠딩'에서 하는 강의였다. 에스엔에이치연구소 민태기 소장님.

   고무에서 시작된, 꼬리를 물고 물어 새로운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내용의 이 강의는 정말이지 신세계를 만난 듯한 강의였다. 너무 재미있었다. 2부로 진행되었다. 2부는 '페인트 시너에 이렇게 깊은 뜻이'이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유체역학의 발전 과정에서 발견되는 고무의 이용에서 시작된다. 진액의 고무는 끈적끈적한 물질 고체인지 액체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뉴턴의 유체이론으로는 증명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비뉴턴 유체이론에 해단된 물질. 고무는 지우개로의 변신과는 별개로 우산이 될 수 있는 방수 물질로 발전하였다. 천에 고무 코팅을 한 방수가 발견되어 레인 코트로 개발로 이어졌다. 

   고무는 아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겨울이면 얼고 여름이면 녹아내리는 문제. 이 문제는 고무에 황을 더하는 실험을 하게 했고 절연과 케이블과 전선 등의 피복을 만든다. 경제의 선두를 달리던 고무산업은 개버딘을 사용한 버버리의 방수에 밀리고 이 현상은 자전거 타이어 시장을 형성하게 한다. 이어 상아를 대신한 당구공을 만들게 했으며 이는 화약과 필름과 온전한 골프공이 탄생하게 한다. 이어 자전거 타이어, 자동차 바퀴의 발전으로 연결되고 마침내 미슐랭을 탄생시킨다. 미슐랭은 미슐랭 가이드까지 탄생시키는 현재를 만든다. 고무 덕분이라는~ 

   2부의 이야기는 멈추기로 하고. 어쨌든 민태기 선생님의 강의를 두 번 들었다. 참 재미있다. 그의 책 '판타레이'는 직접 사서 읽어보려고 한다. 민태기 박사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오늘은 충분히 알찬 하루였다. 

 

 

나의 녀석들 일부 - 이 아이들을 어찌 없앨까? 보통 일이 아니다. 이것도 일부에 불과하다.

 

'폴 워커 2'를 또 완성하지 못했다. 자꾸 다시 그리게 한다. 그는 너무 잘 생겨서, 너무 완벽해서 표현하기가 참 힘들다고 변명을 하련다. 내일은 마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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