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위의 삶이라!
얼마 전 유튜브가 시끄러웠다. 비트코인 무엇이 미국에서 무슨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늘 경제라는 것에 심한 무관심과 저항까지 지니고 사는 나는 이를 무시하고자 했다. 한데 유튜브 이곳저곳 그 내용의 전달로 며칠 바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대체 코인이 뭐람? 비트코인이라, 이더리움이라! 도대체 세계 경제 속 가상 세계를 꽉 잡고 있다는 이것들의 정체는 뭘까. 그 실체를 좀,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졌다. 스마트 스토어로 큰돈을 벌었다는 한 사람이(신사임당이 운영하는 방이었을까?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어떤 이를 소개했는데 교수이자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했다.
세상만사 거의 모든 것에 대해서 '그러려니'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나는 그러므로, 딱 한 곳 경제 쪽으로는 멍청하다. 아주 맹하다. 한심스러울 정도이다. 최근 들어, 그래, 경제 쪽도 좀 알 것은 알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는 다음에 길게 좀 풀기로 하고.
코인 관련, 한 시간이 넘는 강의를 들어보기로 했다. 사실은 당시 들었다. 오늘 갑자기 떠올라 이 글을 쓴다.
오태호 교수님이라고 말했다.(그러므로 이 강의의 출처를 알려거든 '오태호 교수님'을 치면 나온다.) 가상화폐 쪽의 대들보이신가 보다. 굉장한 전문가이신가 보다. 목소리에 울그락푸르락 결기를 담아 강의를 하셨다. 교수님의 강의 중 기억에 남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대한민국은 2위는 아닌데 1위는 못돼. 딱 1.5위야, 1.5위!"
사실 전문적인 내용은 알아듣지 못했음도 고백한다.
재미있는 말이다. 1.5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제대로 표현한 낱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달리 표현하면 뭐랄까. 아하, 그래,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한 가지가 있구나.
'이쯤 되었으니까 이제는 그럭저럭~'
'그냥저냥, 이제는 살만해.'
'이만큼이라면 충분해!'
'더는 뭘 바라나?'
'욕심부리지 마. 이것으로 충분해.'
'1.5위'를 내 생활에도 적용해보자 하고 돌아보니 내가 딱 그 모양 그 꼴이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도전'과 '용기'와 '창의적인 힘'이 필요하겠다. 들고 일어설 때를 제대로 판단하여 길을 나서야 할 일이다.
여전히 휴일이면 아침의 시작이 늦다. 언제 휴일 아침이면 나를 꼭 붙든 채 이불 속에 머물게 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것, '인스타그램 시청의 명과 암', '인스타그램 중독증', 혹은 '인스타그램 시청의 후유증' 등을 논해보고 싶다.
점심은 밥과 김치와 된장국과 김에 대충 먹었다. 혼자 먹는 식사라서 저녁도 모양새를 갖춰서 차려 먹는 것이 싫었다. 체다 치즈 한 장과 달걀 후라이 둘에 바나나 한 개, 방울토마토 두 알, 부각 열 조각, 양파 6분의 1조각을 먹었다. 월요일 아침 후딱 일어나서 출근길로 나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인지 일요일 저녁이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곤 하던 것이 떠올라 레드 와인도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 콧수염이 있으신 의사 아저씨가 그려진 요플레 한 병까지. 어이쿠, 엄청나게 먹었구나.
자, 내일 출근을 위해서 어서 씻고 자자. 오늘도 유튜브 강의 네다섯에 영화(다큐멘터리와) 둘을 시청했다. 물론 아침 한 시간 여 인스타그램을 정신없이 검색하기도 햇다. 비록 늦은 아침의 시작이었지만 이불 밖으로 나온 이후 줄곧 쉬지 않고 강의 듣기와 영화 시청을 했으므로 제법 잘 산 하루였다고 나를 칭찬하자. 뭐, 별것 있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이만하면 잘 살았던 하루라 치자.
늘 1.5위에 적응된 삶이 반성한다고 하루 아침에 1위다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중간한 삶의 한 방법이랄 수 있는, '그럴싸한~'에 머무르는 삶의 방식을 버리기 위한 노력을 어서 하기로 한다.
비가 내린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이리라. 새벽녘에 들었던 꿀잠은 아마 내리는 비의 기운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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