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전체 글

편린 더보기
'눈물 흘리기'라는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들 영화를 봤다. 당초 내 계획은 '파자마를 입은 소년들'이었다. 큰 인치의 텔레비젼으로 바꾼 기념이라고 이름 붙인 '영화보기'는 생각 밖의 암초를 만났다. 넷플릭스가 잘 터지지 않은 것인지 새 텔레비젼 리모콘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인지 볼륨 조절이 되지 않았다. 인식하지도 못할 독일어와 영어 등의 외국어이지만 소리의 크기로라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어야 했다. 소리는 개미 흙 옮기는 바스락 정도였으니 어찌 그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었겠는가. 다군다나 그들은 온통 '스마트폰'의 가볍디 가벼운 주제에 단순하기 그지 없는 게임이 전부인 생을 살고 있는데. 사실 그들의 수준은 '파자마를 입은 소년들'을 보기에는 너무 수준이 낮았다. 내 욕심이었다. 영화는 삼십 분도 채 되지 않은 지점에서 멈춰야 했다... 더보기
우리집 축제 둘 서울에 유학 중이었던 엄숙함의 상징이었던 우리 집 장남과 장녀의 방학 중 귀향일. 만년 손님처럼 왔다가 신기루의 은빛을 남기고 한양으로 떠나던 그와 그녀 세련의 극에 서 있는 서울 말씨는 극단의 세련됨으로 우리들의 뇌를 주물주물거리고는 감히 한 핏줄임을 확인하는 것마저 두렵게 만드는 마법의 리듬으로 휘몰아치던 전선, 그녀와 그. 그 둘 앞에 어설프게 앉아 있던 자리에 남아있던 우리들의 그을음을 닦아내지 못해 무척 부끄럽던 순간들 먼 나라 미개인들을 다스리기 위해 왔다가는 단단하게 스며들어 있는 빈곤의 덩어리를 내던지며 역귀향하던 그와 그녀. 그들은 이미 고향을 바꿔 정해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집 가장 큰 축제 설날 못지 않게 기다리던 축제의 날은 마을 앞 팽나무의 역사처럼 아스라히 끄집어내서는 안 될 것.. 더보기
'산자'- '산 자' 아니고 말야 한과 중 하나다. 오늘 회식 중 어떤 음식을 먹다가 터뜨린 낱말이었는데 그 낱말이 생각나질 않는다. 어떤 낱말이었을까. 어떤 상황이었을까. 동향의 후배와 1년 함께 살고 있는데 참 야무지고 곱다. 동향인지라 가끔 내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아하, 그때였구나. 오늘 회식은 한정식으로 대여섯 단계의 음식을 들여왔는데 육식이며 채식에 생선류 등 갖가지 음식이 들어왔다. 그 중 감자튀김과 새우튀김에 어떤 생선 껍질을 튀긴 음식까지 들어왔는데 생선껍질을 튀긴 음식은 입 안에 들어서면서부터 브스삭 브스삭 의성어가 만들어졌다. 재미있었다. 그닥 부산스럽지 않게 상큼한 소리였다. 문득 어릴 적 연중 행사였던 연 2회의 명절이 떠올랐다. 추석과 설날. 특히 설날은 연 1회 내 어릴 적 최고의 날이었다. 얼마.. 더보기
올 두번째의 회식 - 알찬 오랜만의 회식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늘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생활화된 채 살아왔다. '짐'이 되는 시간일 것을 미리 예감했다면 지나친 돋을무침인가. 어쩔 수 없다. 나는 혼자가 좋다. 계획되면서부터 줄곧 두 입술 붙여 부풀리며 투덜거렸다. 이유는 분명 상식적으로 당연지사라 여기며 당당했다. 이 험한 코로나 시절에 가장 직접적인 탈출구라 할 수 있는 회식이 잡혔는데 짐이라고? 이런 미친. 사람들은 외칠 거다. 보통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여, 얼마나 미운가요. 그러나 어찌하나요. 내 생이 이런 것을요. 부디들, 사람들은 각각이여 라고 외치고는 분노들 잠재우시고요. 의외로 정식 한식이 식탁 가득 꽉 찼다. 그리 싱싱해보이지는 않았지만 각종 회들까지 맛이 있었다. 평소 먹던 저녁 식사량의 열 배는 먹었으리라. ..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