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하루 공개 썸네일형 리스트형 블라인드가 제 생명의 힘을 드러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블라인드가 제 생명의 힘을 드러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일터 내 방 양쪽 벽은 모두 창이다. 이중창. 아직 진한 가을이 아니어서 창문은 온통 열어두고 있다. 바깥으로 통하는, 내가 바라보기에 오른쪽 창이 외부로 연결되는데 그곳에서 어제와 다른 오늘의 소리가 계속된다. 엉거주춤하게, 창문을 덮고 있는 길이가 맞지 않아 제멋대로 늘어진 것처럼 보이는 블라인드가 제 생명의 힘을 드러내는 소리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은 '제법'이라는 부사가 떠오를 정도로 찬 기운이 느껴졌다. 참 세상 편하게 사는 나는 의상의 착용이 간단하다. 특히 소화기 계열의 화학작용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서 옷 입기에 편리한 규칙이 자동 구축되었다. 복부가 편하게 입는 것이다. 피부를 조이지 않은 천으로 제작된 것들을 입는.. 더보기 조현병을 검색했다 조현병을 검색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이지 않나 싶다. 자꾸 불안하다. "왜 그 말을 했을까. 바보같이, 왜?" 말을 내뱉어놓고 하지 않았으면 참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는 것을 말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오전 중 갑자기 이야기를 나눠야 할 거리가 생겨 일터 우리 부서의 모임이 있었다. 모임 끝에 내가 한 마디 했다. 바로 후회했다. 대체 왜 이러나. 최근 불쑥불쑥 말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오늘 일은 더군다나 누가 들어도 불만을 표시할 일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A그룹이 B가 부담스러워서 어쩔 수 없이 B를 챙긴 일에 대해 내가 한 마디를 했다. "왜 우리는 B를 그렇게 모셔야 하나요?" 바로 반응이 터졌다. "우리가 불편해서 그렇지요." 아 듣고 보니 빤한 일이었다. 나는 급히 변명했다. .. 더보기 으악 사라져버렸네 으악 사라져버렸네. 이곳에 온전한 글 써서 올리려니 하고 쟁여뒀던 무려 글 열 몇 아이디어가 훅 날아가 버렸네 며칠 전 애써 다시 한번 데려와서 몇 낱글자 넣어 임시저장을 해두려던 것을 바쁘다고 미뤘더니 훨훨훨훨 날개도 달지 않은 채 주인인 내게는 단 한 끝 신호도 보내지 않은 채 날아가 버렸네 내 글의 아이디어 열 몇이 저세상으로 가버렸네 씁쓸하네 무한을 원하지도 않는다. 일백 개를 넘더라도 저장일에 상관없이 임시저장 좀 하게 하면 안 되나 아이디어는 넘쳐나는데 그것들 모두 글로 바로 쓰기에는 시간이 없어서였는데 이런 이런 이런 이런 이러니까 남이 마련한 터에 끼워사는 삶은 결국 제 삶은 아니라는 것 왕짜증에 허망하네 그만 나는 한참 냉기 꽉 찬 고요로 대기를 호흡했네 아아 으악새 슬피 우네 구시대의 .. 더보기 신세기 이마트면 어떻고 신세기 백화점이면 어떻고 신세계 백화점이면 또 어떠냐 신세기 이마트면 어떻고 신세기 백화점이면 어떻고 신세계 백화점이면 또 어떠냐. 잔뜩 쫄았던 기억 하나 떠오른다. 내 실수에 겁을 먹었던 거다. 무엇에?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 뭐,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몇 달 전 올린 이곳 블로그 글의 내용이 갑자기 떠올라서 쫄았다는 것이다. 이렇고 저렇고 내 일상을 장황하게 드러내는 이곳 블로그 일기에 강남고속터미널과 연결된 커다란 백화점을 들먹이는 글을 썼을 때가 있었다. 그때, 이곳 일기에 어찌어찌하여 무슨 일로 강남고속터미널과 연결된 우리나라 최고 백화점(?)과 관련된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되었다. 나는 그만 '이마트'와 '신세기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을 헷갈렸다. 그리하여 아마 오늘처럼 금요일이었을 거다. 가끔씩 보는, 사전 검색에 의해 내가 좋아하는 유.. 더보기 긴 머리 늙은 소녀에게 긴 머리 늙은 소녀에게 여름 어느날, 한양을 다녀왔던 적이 있다. 올 한양 나들이 둘은 모두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 첫 번째. 시 조카의 결혼식. 한양의 복잡한 구조를 알지 못한 관계로 한양 사람 다 된 손위 언니의 안내로 예식장에 갈 수 있었다. 일주일 후 아들의 결혼을 앞둔 언니는 혼사를 앞둔 관계로 예식장 해당 구간 너머의 구역에 있기로 했다. 한 층 아래 칸 간이 의자에 앉아 있기로 했다. 아들 혼사 준비로 시간이 널널한 때가 아닌데 시골 사람들이 서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미안했지만 어쩌랴, 식당에 들러 떡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가지고 나오려니 했는데 언니가 먹을 떡은 커녕 우리 내외가 먹는 점심도 가파른 계곡 탐사 못지 않았다. 결혼을 하는 앞 팀이며 뒤 팀 그리.. 더보기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