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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좋다 좋다. 매우 좋고 아주 좋다. "내일 아침 날씨 어떰?" 온냉탕을 거친 샤워를 끝내고 나와 습관적으로 물었다. 노트북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말했다. 대체 왜 그것을 꼭 물어서 확인하려고 하느냐는 짜증이 살짝 묻어난 목소리다.(그래, 대체 나는 왜 그럴까?ㅋㅋㅋ) "내일? 출근 안 하는 날이야." "왜?" "한글날!" "아, 고마워요. 세종대왕님 그리고 주시경 할아버지. 세상에나, 이렇게 좋을 수가." 좋다. 진짜로 좋았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하늘을 날 듯이 기뻤다. 사실 나는 또 한 문장을 이어 읊었다. 묻어둔다. 단지 내 직장생활 중 출근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렇게나 마음 기쁘던 연휴가 있었던가 싶을 만큼 오늘 아침에 맞이하는 연휴 아침이 참 좋다. 지쳤다. 인생 살다 보면 한 시간, 하루, 한 .. 더보기
연휴 정리 연휴 정리 9월 28일 이곳 나의 블로그 일기는, 공개 일기의 내용은 말이다. 꽉 찼지. 아, 그 기분. 무려 닷새의 연휴라니. 황홀했지. 계획. 거창했지. 이루리라. 이루어내리라. 그러나 연약한 나. 나를 잘 알고 있으므로 온 세상에 공개하자. 나, 연휴, 닷새 연휴를 이렇게 살겠노라고! 한데 나, 뭘 했지? 아, 세월 무상이다.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여덟 시 삼십 분. 10월 3일 자정 무렵의 생각이다. 내일은 출근이구나. 세월 무상이로구나. 마음속으로 아~, 최첨단 국악 타령을 한 줄 긋고 일어나니 남자도 안방에서 유튜브 여행 중. 내일 아침에는 여섯 시 삼십 분을 넘어서기 전에 꼭 잠에서 깨어나게 주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가 멈춘다. “좀 알아서 살아.” 빤하다. 그래, 맞는 말이기도 하다. 나 .. 더보기
이창섭의 유튜브 '전과자' 시청을 나는 멈춰야 한다 이창섭과 유튜브 '전과자' 시청을 나는 멈춰야 한다. 이게 무슨 일이람. 금요일 밤이면 보는 tv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이다. 그 프로그램 시청을 들먹였더니, " 그게 뭔 나 혼자 산다야? 다들 혼자 사는 것이 아닌 거 같더구먼. 나왔다 하면 금방 둘 되던데. 그리고 애당초 소박하게 나 혼자 산다고들 하지 않았나? 이제 소박한 혼자의 삶과는 거리가 멀어. 휘황찬란하게들 살던데, 무슨 나 혼자?"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생각에 금요일 밤이면 '나 혼자 산다'를 본다고 서로 즐거워하곤 했는데 침 튀기면서 시청 반대를 하는 동료가 있어 서운하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도 마찬가지. 어쨌든 고정 시청 tv 프로그램이 두셋이어서 지친 일주일의 정신적인 피로를 풀 겸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나 혼자 산다'를.. 더보기
이렇게나 온전한 연휴를 보낼 수 있다니 이렇게나 온전한 연휴를 보낼 수 있다니! 추석 연휴라면, 명절이 낀 연휴라면 나는 꼭 가야 할 곳이 있다. 나 뿐인가. 우리, 대부분 모두 그렇다. 꼭 가야만 하는 공간이 있다. 물론 갔다. 당연히 여기고 갔다.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여겼다. 남자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으레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갔다.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철저한 유교주의자이시다. 아버지는 철저한 남성우월주의를 사셨다. 아마 어머니도 그러셨을 거다. 딸 넷이 안쓰럽기는 했겠지. 자기 같은 생을 살아낼 딸들이 안타깝기는 하셨겠지. 그러나 그녀 또한 사자성어를 중요히 여기시는 친정아버지가 서당 훈장이셨으니. 철저하게 교육하신 것이 ‘시집가면 그 집 사람이다’라는 것. 여느 명절처럼, 여느 추석처럼, 여느 중추 연휴처럼 이번 연휴에.. 더보기
연휴 전야 연휴 전야. - 오지고 오지고 또 오지다. 전야라. 전. 야. 아름다운 말이다. 사랑스러운 낱말이다. 소중한 낱말이며 사람 뿌듯하게 만드는 단어이다. 나는 '전야'를 사랑한다. 이 낱말을 사랑하며 이 낱말이 지닌 의미를 무척 사랑한다. '전야'의 사랑은 여행에서 시작되었다. 길을 떠나면서 시작되었다. 사람 사는 곳 빤한 길을 떠나는데 막상 가면 그렇고 그렇다는 것을 빤히 하는데. 가는 그곳 나의 현실이 아니기에 과잉 포장되어 순간 나를 현란하게 이끈다는 것을 모두 아는데. 그곳 내 여행지에 사는 이들의 현실은 나의 서식지 현실과 방방함을 잘 아는데. 너무 잘 아는 나는 그럴싸한 여행지를 가더라도 별반 흥이 별로 일지 않더라니. 하여. 내게 여행은 당일 혹은 다니는 길보다도 아직 떠나지 않은 시각, 전야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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