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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오랜만에 쓰는 아침 일기 1 오랜만에 쓰는 아침 일기 1 지 지난 주말에 이어 지난주 주말에도 한양을 다녀왔다. 아무 느낌 없이 몸만 움직이자고 마음먹었는데 의외로 마음이 바빴다. 두 주일 나의 주말을 한양 땅에 바쳤다. 시 조카에 이어 바로 손위 언니의 아들이 결혼했다. 언니네 아들 결혼은 참 뜻깊었다. 이틀을 또 다른 언니댁에 머물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려 살폈던 시간도 참 좋았다. 건강이 좋지 못한 언니도 대학 2년 때 저 하늘로 가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동생과 엄마를 잘 살피면서 살아가는 조카가 정말 대견해서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멋진 옷을 사 두셨다. 미인인 언니가 입은 오피스룩은 요즈음 유행한다는 올드 머니 룩으로 중성적 매력이 듬뿍 풍겼다. 한부모 가정을 꾸려낸 언니인데도 손님들이 엄청났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제대로.. 더보기
구겨서 끼워 넣어진 삶 구겨서 끼워 넣어진 삶. 베란다며 발코니에 관심이 많다. 거창하게 집 장사를 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 줄곧 아파트에서의 삶을 살다 보니 화초 가꾸기를 좋아하는 나는 자연히 식물을 가꿀 수 있는 공간에 관심이 많다. 발코니도 적격이다. 오늘 출근길에 내게 붙잡힌 강의가 알고리즘으로 또 내게 왔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유튜브. 발코니에 얽힌 이야기를 안내하는 강의였다. 현 아파트에 있는 발코니가 베란다에서 어떻게 해서 '발코니'로 변신하게 되었는지를 말하는 내용이었다. 한 물체에서, 그 출발은 부속품이었는데 어느 순간 신의 은총을 입은 듯, 금값을 차지하게 된 사물 혹은 공간 및 시간. 발코니의 힘. 사실은 이미 있는 공간에 끼워 넣어진 것인데 현재 자본의 꽃값을 단단히 누리고 있는 아파트라는 데에 .. 더보기
보냈다 보냈다. 여름 타령을 기어이 하고 말았구나. 녀석들. 결국 보내고 말았다. 하나도 아닌 둘을 보냈다. 아니 셋이 될 수도 있다. 순간이다. 순간이었다. 내가 녀석들을 바라봤던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녀석들은 하룻밤 새 자기 색을 벗어던지고 말았다. 광복절, 온 민족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불렀다는 날, 광복절에 초롱초롱 초록의 싱싱함을 버린 녀석들. 괘씸하기도 했다. 좀 견뎌내지 않고서 말이다. 그냥 집채 내다 버리려니 했다가 광복절의 아침 손놀림을 시작했다. 백에 하나, 만에 하나, 아, 혹시, 혹시! 어떤 기운이 남아 있으려나 기대했다. 한 나절을 걸려 셋의 몸을 작게, 작게 줄여나갔다. 자기 몸뚱이, 저 안에 혹 아직 살아있는, 혹은 살아내고자 하는 어떤 힘을 안고 있지 않을까 싶어 깊이, 더 .. 더보기
오늘은 한다 오늘은 한다. 쉬는 날에는 꼭 하겠다고 벼르는 루틴 열을 오늘은 좀 하자, 엉? 하자고. 그래 한다. 지금 오전 10시 15분. 어제, 그제, 그끄제, 그 그끄제. 우쒸! 세상 사는 것이 어째 그럴까. 딱 쉬는 날 때 맞춰서 일이 터졌네. 태풍 사이를 쏜살같이 뚫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일 처리를 해서 최 단시간에 갈 수 있는 우편물 보내기 등 바쁘고 바빴다. 그 와중에 최근 우리 집 가족으로 입실한 화초 한 녀석을 보내고 나니 맘 찢어지고. 그제는 한 여자, 이 세상에서 적어도 열 번째 안에 드는 순수의 여자를 만나서 무려 여섯 시간을 그녀의 올 반년 생활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 이제 얼마 안 남은 시간. 오늘은 꼭 쉬는 날 하기로 한 루틴을 실천하리니. 하긴 벌써 한 칸에는 가새표가 그어졌다. '휴일 .. 더보기
과했다 과했다. 대여섯 달을 무난하게 치렀다. 나와 동거하는, 집에서 키우는 식물들에게 물 주기를 말한다. 얼마 전 우체국에 다녀오던 날, 무더위를 무릎쓰고 사서, 양쪽 팔에 걸고 안고 왔던 식물 다섯이 있었다. 소방소 옆 대형 화원이 늘 궁금했다. 가끔 장시간 외출을 위한 걷기 중 만나는 대로변에 있는 곳. 예전 같으면 화원을 지나노라면 불쑥 들어가 화초들을 구경하고 꼭 한 그루는 사서 나왔다. 이제 있는 살림도 없애려고 마음 단단히 먹고 하는 생활이라서 화원에 들어가기가 어색하다. 언젠가 이 화원 밖, 거리 쪽에 나와있던 화초가 눈에 들어오서 살까말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주인 아저씨가 얼른 나와 알은 체를 하시고는 화초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지극 정성으로 해주시는 화초 이야기에 홀딱 반해서 한참을 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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