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냈다
보냈다. 여름 타령을 기어이 하고 말았구나. 녀석들. 결국 보내고 말았다. 하나도 아닌 둘을 보냈다. 아니 셋이 될 수도 있다. 순간이다. 순간이었다. 내가 녀석들을 바라봤던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녀석들은 하룻밤 새 자기 색을 벗어던지고 말았다. 광복절, 온 민족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불렀다는 날, 광복절에 초롱초롱 초록의 싱싱함을 버린 녀석들. 괘씸하기도 했다. 좀 견뎌내지 않고서 말이다. 그냥 집채 내다 버리려니 했다가 광복절의 아침 손놀림을 시작했다. 백에 하나, 만에 하나, 아, 혹시, 혹시! 어떤 기운이 남아 있으려나 기대했다. 한 나절을 걸려 셋의 몸을 작게, 작게 줄여나갔다. 자기 몸뚱이, 저 안에 혹 아직 살아있는, 혹은 살아내고자 하는 어떤 힘을 안고 있지 않을까 싶어 깊이,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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