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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지독하게 느린 그림 그리기 나는 지독하게 느린 그림 그리기를 한다. 그제와 어제를 돌아본다. 쉬는 날이면 하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거의 해내지 못했다. 해내고자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한 채 텅 빈 것 같은 하루를 보내고서 잠자리에 들 때의 허전함이란 참 견디기 힘들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허감이 온몸을 꽉 채운다. 더군다나 이틀이었으니. 이런 날은 이상하게도 해야 할 일들이 마땅한 레고 맞춤 조각을 찾을 수 없다. 찾아드는 일이 온통 삐딱하게 진행된다. 어제를 돌아보자. 태풍을 예고한 상태에서 수십 번 고민을 한 후, 쉬는 날에도 나선 일터 출근이었는데 그곳에서 손쉽게 해낼 수 있는 일, 그곳 가까이에 있는 동사무소에 가는 일, 그곳 가까이에 있는 우체국에 가서 해야 하는 일이 일터에서 집에 돌아온 후에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온.. 더보기
쉬는 날인데 식물이 궁금해서 출근하였다 쉬는 날인데 식물이 궁금해서 출근하였다. 오늘 오전, 일터를 다녀오던 길의 비바람 쉬는 날이다. 간밤 서툰 잠이었다. 철저하게 자기 계획을 실천하면서 사는 남자는 한학(요즘엔 무슨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다.)에 몰두하는 듯하더니 마라톤 관련 영상을 떠들어보고는 하루를 정리했다. 열한 시가 다 되어간다 싶을 때 수면에 들었다. 나는 한참 일을 할 때다. 잠시 후 갑자기 뒷 베란다 김치 냉장고 옆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남자의 움직임이려니 했다. 오직 어느 한 곳에만 몰두할 때면 나는 사람 들고나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안방 쪽으로 귀를 옮기니 이번에는 분명 남자가 책방에서 뭔가를 가져오려고 들어간 듯싶어졌다. 거칠게 물건을 옮겨 움직이는 모양새의 의태어가 들렸다. "뭐 해? 잠 안 자고.. 더보기
낮술을 마셨다 낮술을 마셨다. 쉬는 날! 낮술을 마셨다. 쉬는 날이다. '양귀비주'를 마셨다. 엥? 양귀비주라니? 오, 아니다. '개양귀비주'로구나. 소주잔으로 딱 한 컵을 마셨다. 걱정들을 하덜덜들 말라. 마약 성분의 참 양귀비로 담근 술이 아니다. '개양귀비꽃(혹은 잎)'로 만든 술이다. 어떤 새로운 것을 접하면 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캐묻는 사람이 나다. 이론적으로라도 꿰고 있어야 내 자존심이 민망하지 않다. 개양귀비주를 담아준 주인이 가까스로 내 질문에 응답해 왔다.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해서 주니 그냥 마시면 되지 뭘 알고 싶냐고 했다. 그는 내 알고자 하는 핵심을 무시했다. 나는 '개양귀비주를 담그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했으나 그는 내게 이론적인 것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양귀비와 개양귀비'의 차이.. 더보기
주말 루틴 한 개를 추가했는데~ 주말에도 아침에 7시 30분 전에 이불속을 탈출하기. 루틴을 추가했다. 7월 후반부부터 그날그날 꼭 하고 넘어가자는 일을 몇 정하여 행하고 있다. 표까지 만들어서 3단계로 표시해가고 있다. 8월 들어 새 루틴이 추가되었다. '주말 및 휴일에도 빨리 일어나기.' 평소 평일이면 적어도 6시 30분에는 기상하던 것을 주말이면 '세월아 네월아'를 해대면서 늘어지게 자고 했다. 이를 8월부터는 주말에도 7시 30분에는 이불속을 탈출하자고 스스로 주문한 것. 오늘 그 첫 실천일. 해냈다. 어쭙잖게 해낸 것이지만 분명 해낸 것으로 쳐도 될 정도였다. 일곱 시가 되기 전에 눈을 떠서 뉴스 검색 등 헛 짓을 하지 않고 강의를 들었다. 비록 7시 32분에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섰으나 오늘 루티을 충분히 해낸 것이라 여기기로.. 더보기
단술을 마시고 적당히 취하고 싶다 단술을 마시고 적당히 취하고 싶다. 너비의 풍족함을 제법 느낄 수 있는 우리 집 마당에 이른 새벽부터 덕석이 깔렸다. 상일꾼 후동 아재는 벌써 커다란 지게 위에 잔뜩 퇴비를 싣고 논으로, 밭으로 나가고 없었다. 덕석 깔기는 중일꾼과 새끼 일꾼이 함께했다. 이름도 성도 다른 둘은 이미 친형제 이상이었다. 서너 해 넘게 동거 중이었다. 마당의 시멘트 바닥을 깨끗이 쓸고는 키득키득 장난질을 해 가면서 덕석을 깔았다. 탁탁 탁탁, 깔기 전에 덕석 위에 먼지 한 톨 남아있지 않게 깨끗이 털어내는 일도 이미 했으리라. 둘은 천생연분 한 묶음인 것처럼 주어진 일을 손발을 맞춰가며 척척 해냈다. 덕석 위로는 며칠 전 우리 엄마 두 손에 의해 말끔하게 처리된 물건 한 겹도 얹어졌다. "어머니, 깔았어요. 다 되았으면 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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