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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지적 사슬에 묶이고 싶다 지적 사슬에 묶이고 싶다. 진심이다. 묶이고 싶다. 내 몸이며 정신을 저당 잡히고 싶다. 칭칭 동여맨 채 정지된 삶이었으면 싶다. 덕지덕지 어디엔가 묻어있는 지식과 지혜의 꿀을 빨면서 살고 싶다. 나이 드니 간절한 것이 공부이다. 오늘 민태기 박사님의 '판타 레이'를 구석구석 읽어내면서 내 부족한 공부가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내 어설픈 삶의 내력이 얼마나 구차스러웠는지 내 좀스럽고 옹졸한 삶의 결과가 얼마나 초라하던지. 다시 태어난다면 꼭 더 많은 책 속에 묻히고 싶고 더 많은 질문을 만들어 답을 찾기 위한 힘을 기울일 것이다. 내가 살아버린 시간이 살아야 할 시간을 훨씬 앞질렀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한없이 내가 안쓰러워진다. 하고 싶은 공부 아직 태산인데 내 마음을 풍성하게 가꾸어줄 지혜 다 담아오려면.. 더보기
오란비 잠시 그쳤다 오란비 잠시 그쳤다는 예보다. 오란비. 가끔, 어쩌다가 한 번씩 사람에게 끌리면 나는 상대방의 입장이나 생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람을 내 멋대로 지명하여 내 인간관계 조직도에 편입시킨다. 이곳 블로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내가 점 찍은 나의 절대적인 친구 한 분이 계신다. 계신다? 그분의 글 속에서 내 나름대로 판단한 그분의 연령대에 의존하여 그분은 분명 나의 인생 선배이시다. 그분이 쓰신 글만으로도 충분한 판단이 가능하다. 물리적인 숫자를 알 수 있는 연령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글에 묻어나는 문장의 수준만으로도 그분은 분명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연륜을 지니고 계신다. 오늘 이 낱말을 만나려고 내가 평소 하지 않던 일을 했을 거다. 오늘 오전에 평일 오전 시간에 블로그를 열고 내.. 더보기
어제 점심을 굶었다 어제 점심을 굶었다. 어제, 프로젝트를 끝냈다고 여겼던 어제. 오전은 참 마음이 편했다. 이 일이 시작되면서 지녔던 마음 부담이 의외로 컸기에 한없이 구렁텅이로 밀려가는 듯싶던 몸이 참 가벼웠다. 이렇게 재빨리 끝을 맺다니. 참 오랜만에 품게 된 큰 만족도까지. 앞으로 한참 제법 편안한 낮과 밤이 예약된 듯. 누리자, 맘껏 자유를 누리자고 다짐했는데 자유와 평화로 찬란하게 버물어진 것 같은 지속성의 유지 시간은 너무 짧았다. 말끔하고 가뿐한 몸은 어제 오전 서너 시간으로 그쳤다. 일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터졌다. 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고 해서 새롭고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일에는 대당초 해내던 기본은 예외 없이 진행되면서 새 일이 덧붙여진다. 으레 해야 하는 것이 있다. .. 더보기
어린 왕자를 들으면서 장대비 속을 걸었다 '어린 왕자' 강의를 들으면서 장대비 속을 걸었다. 여섯 시 반이 채 되지 않은 시각에 집을 나섰다. 장거리 출근길을 택하려 했으나 날이 받쳐주지 않았다. 베란다로 내다본 때의 비가 아니었다. 방울방울 제 흔적을 소형의 투명한 구로 보여주는 비가 아니었다. 아파트, 우리 동 건물의 현관을 나서는 순간 하늘은 자기 안에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듯 마구마구 비를 퍼부었다. 직사각 기둥에 담으면 아주 길쭉한 모양의 입체에 속할 내 몸뚱이는 가느다랗다는 것에 믿음이 컸나 보다. 내리퍼붓는 비는 사방에서 나를 때렸다. 나를 감싸고 있는 옷가지는 축축 쳐졌고 이내 비에 젖어 늘어졌다. 들고나온 우산이 너무 작았다. 양산 수준이었다. 믿음이 과하면 스스로 몸을 파괴한다. 3년째 이 시기면 보게 되는 도심 속 공터.. 더보기
통증 끝에 느끼는 희열 통증 끝에 느끼는 희열 어제오늘 몸도 마음도 어수선했다. 간신히 버티는 것도 버티는 것이라 하자면 대충 숨쉬기는 한 셈이다. 가까스로 설 수 있는 것도 서는 것이라 하기로 하자면 날은 온전히 나를 품고 지나갔다. 언젠가부터 나를 압박해 왔던 알찬 하루 생활에 대한 의미 실현이 무디어졌다. 그럭저럭 살아나가는 것이려니, 지나치게 수준을 높여서 삶에 의미를 붙이려 들지 말자고 돌아섰다. 탈 없이 지나가면 그것이 낙이려니 하기로 했다. 탈이 생기고 말았던 지난 금요일, 마음이 무너지니 몸이 감당을 하지 못했나 보다. 하늘을 향해 하소연해야 될 일이었으니 어쩌면 내 능력 밖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년을 사람의 마음 돌리기에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어 마음이 더욱 심란했다. 안 되면 그저 매일 사는 것에 묻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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