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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겨울이 대동단결(大同團結)했다 겨울이 대동단결(大同團結)했다? 대동단결이라니,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들춰보는 낱말인가. 대. 동. 단. 결. 나의 연식을 드러내는 꼴이 되었구나. 아주 오랜 옛날, 이 낱말을 거느리고 살던 사람들의 시절이 있었다. 대동이라. 크게 뭉친다, 목적이 있는 큰 세력이 되고자 화합한다는 뜻이다. 나와 우리는 큰 세력도 아닌 주체였기에 '대동'을 걸고 '단결'을 해야 한다고 외쳐오던 사람들 앞에 무릎 대좌하여 있어야 했다. 외치는 자들 아래 주저앉아 고개 끄덕거리면서 동조해야만 버틸 수 있는 대열에 서야 했던 시절을 살았다. 한없이 풋풋했다고 하면 이 얼마나 대단한 어리광인가. 한편 끝 모르게 어이없던 시절이라 치면 속절없이 사라진 그 시절의 젊음이 반품되어 돌아오기라도 할까. 지나고 보니 '대동'이라는 것에 우.. 더보기
손흥민이 손흥민 했다 손흥민이 손흥민을 하고 김영권과 황희찬이 김영권과 황희찬을 했다. 그리고 이강인이 이강인을 했다. 내 좁은 속내를 어쩔 수 없었다. 밴댕이 소갈딱지 정도이다. 소갈머리만 비좁은 상태라면 괜찮다. 통도 크지 못하다. 굳이 통이 큰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겁이 많다. 어젯밤 우리와 포르투갈의 축구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바로 전에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속이 떨려서 볼 수가 없었다. 두 국가가 입장하고 호날두와 손흥민을 확인하고 황희찬이 등판한다는 소식 정도에서 멈췄다. 경기 시청은 감히 실행할 수 없었다. 하필 어젯밤 나는 또 혼자였다. 함께 사는 이가 있었다면 억지 시청이라도 했을 것을. 하필 이런 날 집 나가 밤을 지내다니. 잠이 쉽게 올 리 없다. 여러 번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다. 잠은 으깨.. 더보기
귀퉁이에 묻힌 것, 천덕꾸러기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 귀퉁이에 묻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은 것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옛날, 뭐, 그리 오래된 옛 시절은 아니다. 김○○이라는 드라마 작가가 계셨다. 지금도 살아 계시다. 종편 방송이 없을 때의 사람이다. KBS며 MBC가 대한민국의 방송을 주도하던 때를 나와 같이 사시던 분이시다.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죽자 살자 본방 사수하면서 본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그녀를 기억한다. 그녀 김○○은 시청률 50%를 넘은(혹은 그 가까이까지 간, 사실 정확한 것은 기억에 없다, 어쨌든 굉장한~) 국민 드라마라는 것을 여러 편 쓰셨던 분이다. 오늘은 그녀 이야기를 좀 할 참이다. 종이 신문 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신문을 꼭 구독했다. 몇 년 전까지도. 구석구석 놓여있는 글까지 읽곤 했다. 어느 날 .. 더보기
12월이 12월의 값을 하는구나 12월이 12월의 값을 하는구나. 어제, 22년 11월의 마지막 날에 시작된 강추위가 오늘 12월 1일로 이어지고 있다. 체감 온도라는 낱말이 있다. 그 넓고 깊은 뜻에 의하면 한겨울에 어제와 오늘 기온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최고온도 20에 가까이 있다가 갑자기 단위 1의 라인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몸의 느낌은 굉장히 달랐다. 어제 말이다. 무지막지하게 춥게 느껴졌다, 체감. 이 낱말에 도전하고자 분투하는 모양새로 레벨 2의 코트를 착용하고 집을 나왔다(나는 내가 지닌 겨울용 코트를 5단계로 나누어 착용하고 있다). 일터에서 만난 동료 한 분이 내 옷차림을 보고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안 추우세요?" "견딜만한데요." 진짜로 그랬다. 견딜만했다. 빠른 속도로 걸으니 열기 비슷한 것도 .. 더보기
당연지사. 시작이 중요하더라 당연지사. 시작이 중요하더라. 출근하여 포트에 물 끓이기를 시작하고(시럽 커피에 눈 주지 않으려고 일터 카페를 멀리하고 있다.) 내 일터 공간을 열어 컴퓨터를 열자마자 이곳에 들어왔다. 어제 오후 아침 일기를 써 놓지 않아 피로에 쌓인 오후가 짜증을 부리더라. 마음 복잡해지더라. 순간 아침 일기 쓰기를 그만둬야 하지 않나 싶더라. 주르르 조금 남아있던 힘마저 부스스스 흩어지려 하더라. 다짐의 굳은 세기가 스르르 풀어지려 들더라. 그만둘까. 망설이다가 쭈글이가 된 힘의 결을 쭉 펴서 늦은 일기를 쓴다는 것이 힘들더라. 한양 성이 이렇게나 드높구나. '참, 많이도 보냈구나.' 톡 하나가 왔다. 한양 땅, 아니 경기에 사는, 그것도 내 좋아하는 도서관이 있는, 신흥 부자도시라고 하는 판교에 사는, 물론 사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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