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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하루 공개

모차렐라 치즈에게 지다 모차렐라 치즈에게 지다. 아침에 눈을 뜨니 부엌이 요란하다. 오쿠를 이용한 식혜를 만들겠다고 했다. 손님으로 와서 대접받고 가야 할 사람이 고장이 난 나의 소화기간 복구에 도움이 된다면서 식혜를 앉혀놓고 가겠다고 나섰다. 내 기상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이것을 내가 해놓고 가야지, 안 되겠다'를 부르짖는다. 엿기름 내놓아라, 밥 안쳐라, 전기 폿트에 물 끓여라 등등 명령 하달에 꼼짝없이 움직여야 했다. 이 아침에 뭘 하겠느냐 어서 한양 땅으로 상경하시라, 출근을 해야 한다, 내가 알아서 만들어 먹을 테니 관두라고 투덜거리는 것도 아무 쓸모가 없었다. 오늘 해 놓고 가지 않으면 식혜 가루는 쓰레기통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고 툴툴거렸다. 기어코 해놓고 가야 되겠다는 고집에는 나를 향한 한심스러움의 논조.. 더보기
쉬는 날이었구나 쉬는 날이었구나. 눈을 떴다. 여느 아침처럼 그대로 알람이 나를 깨웠다. 어서 일어나자고 마음먹는다. 일어나라고 나를 채근하는데 집안에 새 사람의 기운이 있다. 손님이다. 손님, 왜 안 갔을까. 오늘은 월요일인데, 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저쪽에서 들린다. 조심스러워하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왜 가지 않았을까, 나는 왜 보내지 않았을까, 왜 한양 땅으로 상경하지 않았을까. 컴퓨터 앞에 선 현재 시각은 11시를 조금 넘어섰다. 조금 전까지 아침 일을 했다. 가지치기를 하여 어린 묘목으로 길러낸 율마를 본 화분에 옮겨 심었다. 올지다(오지다). 이 가을에 봄처녀 제 오시듯 아직 어린 연둣빛 율마가 자랑하는 색감에 사람이 흐뭇하다. 일주일여 그늘에서 치르는 새 집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 새 흙 속에 온전히 뿌리.. 더보기
어쨌든 베란다에 놀러 와있는 가을볕들이 참 고맙다 어쨌든 베란다에 놀러 와있는 가을볕들이 참 고맙다. 베란다가 환하다. 어제 오후 산행에서 만났던 늦더위와는 사뭇 다른 햇볕이 놀러 와있다. 하룻밤 새 앙칼지게 째진 눈자위의 힘을 덜고 온 듯싶다. 마루 바닥에 뻗친 볕이 자랑하는 직선의 처음과 끝이 두루뭉술하다. 모나지 않고 튀지 않고 유연하다. 둥그스름한 뭉텅이로 퍼질러 앉아 있다. 설익은 사랑싸움일랑 헤프게 하고 싶다. 덕분에 선을 덮고 있는 볕의 여유가 부드럽게 널브러져 있다. 가을볕에게 얼굴을 내민 율마 잎의 초록이 건강하다. 태어난 지 한 해를 겨우 넘긴 새끼 율마 가지 끝에 열린 잎들은 아직 연두이다. 곱상하다. 꼬물꼬물 하다. 고 녀석들, 이쁘기까지 하다. 이쁜 율마. 보는 이의 눈을 참 선하게 한다. 아침나절, 두 시간 넘게 베란다에 있었다.. 더보기
멈출까 멈출까? 밤이 온통 경련이었다. 토막 난 주식 때문이 아니다.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글 때문이다. 그제와 어제, 오늘 3일을 한 가지 틀 안에서 주저주저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인 동토 '사할린'이 안중근의 '하얼빈' 자리를 차지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얼빈'이라는 낱말로 검색한 책 표지를 버젓이 제목 아래 올리면서도 제목을 '사할린'이라 적은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 '사할린'의 앞에 상징어처럼 붙어있는 '동토'라는 낱말의 분위기는 왜 내게 '하얼빈'에도 어울린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가련한 한민족, 우리 조상, 우리 동포들이 살았다는 공통점이 나의 뇌를 혼란에 빠뜨린 것일까. 안중근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건재해 있는 책인데 왜 이런 실수를 저질렀을까. 허허, 헛웃음을 나 혼자 짓고 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더보기
하얼빈과 사할린이 왜 내 안에 공존해 있는 것인가 하얼빈과 사할린이 왜 내 안에 공존해 있었을까. 다행이다. 기상 알람에 눈을 떴다. 평소 하지 않던 일을 했다. 나의 티스토리 블로그를 검색하였다. 사할린. 어제 종일 딱 한 가지 생각으로 살았다는 것이 왜 그렇게도 든든했을까. 나의 뇌세포가 쓰고 싶은 내용으로만 독후감을 써 보자 했고 제대로 실천한 것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누가 알까. 앞뒤 가릴 것 없이, 혹 내 블로그의 글을 읽을 독자들도 상관하지 않고, 마구 써 보기로 한 것을 야무지게 해낸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는지 어떻게 자랑을 할까. 책은 대부분 구매하여 읽는 편이다. 밑줄 긋는 습관 때문이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나를 사로잡는 문구들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구를 행위로 옮긴다. 공책에 베껴보고자 한다. 어쩌다가 한번 가능하지만 못하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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