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하루 공개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침이 참 거창했다 아침이 참 거창했다. 반신욕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 오늘 아침 출근길 유튜브에서 제일 먼저 들은 강의이다. 반신욕을 끝내고 일어나는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39도에서 40도를 오르내리는 온도의 물에 배꼽 정도까지만 담그라. 손도 육신의 윗부분이라 할 수 있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지 마라. 기온이 낮아지면서 반신욕을 시작한 것이 사흘째이다. 확실히 어두운 밤을 견뎌낼 몸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하루를 살아내면서 짊어져야 했던 속수무책이며 설상가상 등의 짐이 희미해진다. 나의 반신욕 습관을 떠올려보면 끝낸 후 일어나는 순간의 위험성에 주목해야겠다. 물 속 따뜻한 물에서 상승한 혈압이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갑자기 낮아져서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단다. 시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되겠다. 적당한 반신욕 시간으로 .. 더보기 기다림으로 살아가는 세월 기다림으로 살아가는 세월 가을 하늘 속으로 온 정신이 빨려간다. 정신을 동반한 마음을 따르지 못하는 육신이 흐느적거린다. 바쁘게 일어나 출근하였다. 가을 하늘 파랑 원색이 나를 초대했다. 파랑의 여러 의미 중 나는 신비로움과 냉정함을 좇는다. 파랑 하늘 속에 내 청각을 찾아와 있는 어떤 아이의 고운 노랫소리가 맑은 춤을 동선을 긋는다. 어떤 어른이 아이의 동선을 따를 수 있으랴. 어린아이의 맑은 소리는 내 덜 깬 잠을 부순다. '다시 새날이란다. 어서 일어나 저기 떠오르는 햇빛의 볼에 안녕을 보내렴.' 동요 속 어린이에게는 노래를 지도하는 어른들의 억지 춘향 격인 삽입도 바로 느낄 수 있다. 그마저도 듣는 재미를 더한다. 일터로 오던 길에서 만난 가을꽃, 코스모스도 함께 왔다. 빈터 일년생 화초들 모임 .. 더보기 여름옷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은~ 여름옷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다음 날을 위한 준비로 최근 들어 일기예보를 점검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젯밤 잠들기 전 확인한 내용은 오늘 기온이 많이 낮아진다는 것이었다. '급강하'라는 분위기를 강력하게 시사하였다. 예보의 내용에 놀라 한 단계 더 들어가 살폈다. 하루 기온을 시간대별로 체크하였다. 아침 최저 기온은 물론 낮 최고 기온도 상당히 낮았다. 깜짝 놀랐다. 아침 최저 기온을 숫자 화한 십의 단위가 10이었다. 20도 아래 기온이었다. 내가 길을 나설 시간대 기온이었다. 가벼운 공포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입고 나갈 의상이 걱정되었다. 낮아질 기온에 대한 의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옷의 개수 문제가 아니라 팔이 온전한 의상을 챙겨 입으려는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 더보기 길을 늘려 아침을 걸었다 길을 늘려 아침을 걸었다. 일곱 시에 집을 나섰다. 태풍 '난마들'의 힘이 아직 머무르고 있나 보다. 일어나 베란다 문을 바로 열었다. 흐린 시야 속에 아파트 앞 동을 감싸고 서 있는 나무들의 가벼운 춤사위가 잡힌다. 보통 부는 바람에 비해 조금 강한 정도의 움직임이다. 태풍의 남은 조각들이 존재를 드러내는 바람이다. 바람은 나무가 춤출 수 있도록 기본 리듬과 가락을 제공한다. 일정한 간격의 반복이 현대인들의 음악 취향을 닮았다. 제법 순둥이가 되었다. 짐작하건대 아직 덜 깬, 간밤 짧았던 수면에 아쉬워하는 두 발에도 힘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출근을 서두른다. 어서 나가자. 길을 걷자. 하루를 출발하자. 현관을 나서면서 이어폰을 낀다. 오늘따라 출근을 위한 통과의례가 단순하다 싶다. 아하, 마스크가 없구.. 더보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태풍이 또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난마돌'이라는 이름이란다. 난마돌(NANMADOL)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그곳 유명 유적지의 이름이라고 한다. 태풍은 60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우리나라를 지난 즈음엔 강풍 정도일까. 모쪼록 '클 태(太)'를 벗어 던지고 강풍, 경보, 주의보 등으로 장식하지 않은, 그저 '바람'으로 지나가기를. '미크로네시아'라는 국가 이름을 떠올리고 보니 전쟁사에 한참 열을 올리고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모든 내용은 그저 실루엣 정도로만 내 뇌리에 남아 있지만 세계사를 엮어가는 전쟁사에 집중했던 시절이 아름답게 떠오른다. 아름답다니 전쟁사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소용돌이가? 아니다. 그저 무엇인가에 .. 더보기 이전 1 ··· 76 77 78 79 80 81 82 ··· 1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