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라이프/하루 공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버렸다. 제발 그만~ 지난해 일년 동안 치렀던 온갖 일들이 종이들 속에 남아 있었다. 최첨단이라는 단서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종이'라니. '종이'이다. '종이'에 흔적을 남기면서 진행되는 일을 하면서 산다. 하긴 제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아날로그 기반이 아닌 일이 어디 있는가. '종이'는 영원할 것이라는 굳은 내 생각을 주장하고자 이 페이지를 연 것은 아니고. 옆 사람들이 단체로 일 년 생활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종이류'들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뒤늦게 합류했다. 엄청 버렸다. 사과 박스 크기의 상자에 가득 모아 두었던 것들! 마구잡이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종의 '시크릿'이 들어있는 것들을 한 장 한 장 열어보고 열어보고, 열어보고 열어보면서 쫚쫚 찢어서 버렸다. 왜 이렇게 쓸데없는.. 더보기
신기한 경험 그제 어제 오늘 춥다. 온 몸이 꽁꽁 얼어 퇴근. 우씨, 난방이 고장났대도 서어비스가 오질 않는다. 우씨씨씨. 어제는 진짜로 얼었다. 내 심장 안에 지구가 들어설 자리가 있다 치면 그 지구 한 가운데의 점, 말하자면 구의 중심에, 그 심연의 깊이까지 냉기가 심어졌고,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드로잉 둘을 그리는데 온몸에 서린 냉기가 서서히 풀어지는 느낌은 뭐라고 해야 할까. 스멀스멀~, 혹 약에 취하면 이런 기분이 들까. 혹은 약기운에서 멀어지면 이런 기분이 들까? 해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분명 그럴 게다 싶게 이상야릇한 느낌. 어쩌면 감기몸살이나 콧물 감기, 혹은 편두통을 동반한 병이 돌지 않을까 겁이 나서 얼른 잠을 자기로. 물론 반신욕으로 온 몸을 가볍게 풀고나서. 삼심 분만 물에 있어야지 했는데 .. 더보기
내가 먹은 저녁 식사 음식이 뭐였지? 잠이 오기는 영 글렀다. 오늘 밤은 소화기 장애가 있을 예정이다. 움직임이 부족했을까. 출퇴근을 일부러 긴 거리를 만들어 걸었는데도 몸도 무겁고 뱃속도 거북스럽고 심장도 게걸스럽다. 아랫배에 내 영혼이 고꾸라진 채 응급실을 그리워하는 듯하다. 계획된 실내 운동 네 종목 한 세트 중 마지막 한 종목만 남겨두고 있다. 그리 에너지 소화량이 많지 않은 운동이라 몸뚱이가 지고 있는 거북함에 그게 기여하지는 않을 터. 저녁 식사가 고염기였을까. 내 먹었던 음식들을 곱씹어 본다. 찐 두부, 두부를 싼 김장김치 몇 가닥과 파김치 몇 줄, 간기가 거의 없는 찐 명태 두 조각, 그리고 요플레 더하기 오디 발효액 열 스푼 정도였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평소 저녁 식사 후 마시는 물의 서너 배 가량 목을 삼킨 듯싶다. 여전.. 더보기
우리집 베란다에서 만나는 노을 오늘 하루는 쉽게 놓아지질 않는다. 퇴근하여 두부 한 모를 쪄서 김장김치에 싸 먹었다. 명태 쪄놓은 것 두 도막을 발겨서 먹고 요플레에 오디 발효액을 섞어 열 스푼쯤 먹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봤던 한 화가 유튜버의 '오징어 게임 등장인물' 연필 소묘가 너무 멋졌다. 나는 그만 주저앉으려 드는 나 자신을 붙잡아 이곳에 와 있다. 자꾸 '포기'가 되려 한다. 그냥 그렇게, 그저 그렇게, 적당히, 네겐 딱 그 정도가 맞아, 등등등. 무수히 떠오르는 낱말들이 침잠하는 것 마저 서툰 내 삶에 연결되고 그곳 한가운데 내가 서 있어 삶은 어중간하다. 내 찍어둔 사진들을 열어봤다. 수많은 사진들이 이름도 없이 저장되어 있다. 사물의 이름도 풍경이 자리한 공간도 명명하지 않았다. 기호화된 채 떠돈다. 거의 모든 사진들이.. 더보기
대체 왜 그럴까? 와우. 지난 주 금요일 미리 출근하여 오늘 해내야 할 일의 전초전을 치렀다. 출근 길이 가벼웠다. 평생을 '예방'이니 '안정'이니, 생은 사전 준비만 잘 해도 거뜬히 살아낼 만한 것임을 배워왔으니. 이를 위해 사무치게 내 안정된 삶을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함을 잘 알고 있으며 하여 내 '걷기'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 가벼워지는 내 몸뚱이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덩달아 온 세상이 가뿐했다. 헌데, 근무지에 도착하여 지난 주 준비해 놓은 것을 작동시켰더니 아놔, 아직 멀었어, 너 더 당해봐란 듯. 건강한 'on'은 되질 않고 과정이고 뭐고 앞뒤 분석이 되질 않아서 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 이럴 일을 예상하여 나는 이른 출근을 하지 않았느냐며 나를 위로하고는 해 보자. 내, 거뜬히.. 더보기

728x90